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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어휘들

음부(陰府)

by 김재근의 Insight 2026. 3. 26.

개역성경에 “음부(陰府)”라는 단어가 있다.

음부(陰府)는 죽은 자들이 자신의 삶을 평가받고 심판받는 장소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천만영화 <신과 함께>에서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음부(陰府)라는 한자 자체가 죽은 자들의 세계(陰)에도 죽은 자들을 관할하는 관청(府)이 있다고 알려준다.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죽은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세계관이다.

 

물론, 음부(陰府)가 가르치는 저승관은 성경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성경에는 지옥이면 지옥, 무덤이면 무덤이 있을 뿐이다.

죽은 자들이 판결 받으려고 대기하는 장소 따위는 없다.

개역성경의 “음부(陰府)”는 성경 용어로써 잘못된 어휘이다.

지옥이면 지옥, 무덤이면 무덤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더라도 백 년도 넘은 개역 성경 역사를 보면 이해는 되고 용납이 된다.

그 시절에는 어휘가 부족했고, 교리가 부족했고, 신학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94년 킹제임스성경을 처음으로 번역한 말씀보존학회 성경에도 “음부(陰府)”가 들어있다.

이 단어만큼은 개역성경을 모방하고 있다.

반드시 지옥이면 지옥, 무덤이면 무덤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더라도 이 경우 역시 이해는 되고 용납이 된다.

그 시절에도 어휘가 부족했고, 교리가 부족했고, 신학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혼들이 “무덤”으로 내려간다는 구절을 도무지 해결할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개역성경에 있는 어휘를 따라서 “음부(陰府)”라고 정리했다.

 

2000년에 킹제임스성경에 있는 그대로 “음부(陰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성경이 나왔다.

지금까지 출간된 킹제임스성경 번역본 중에서 가장 널리 확산되었다.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음부(陰府)는 그때부터 성경에서 사라졌다.

지옥은 지옥으로, 무덤은 무덤으로 번역했다.  

어휘가 바로 잡혔고 교리가 세워졌고 의미가 분명해졌다.

 

그런데 최근 다시 음부(陰府)가 사용된 성경이 출현했다.

2023년에 표준역이라고 새롭게 보이는 번역이 나왔다.

여기에 다시 음부(陰府)가 들어있다.

그렇더라도 이 경우 역시 이해는 되고 용납이 된다.

말씀보존학회 성경의 시리즈 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곳 경험자들이 번역했다. 

"음부"와 함께 이 성경은 어휘가 부족했고, 교리가 부족했고, 신학이 부족했던

삼십 년 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문제는 다시 음부(陰府)라는 단어로 되돌아간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지옥은 지옥이고, 무덤은 무덤이라고 가르치고 배워 온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성경을 알았고 그렇게 복음을 전해왔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최근에 음부(陰府)라는 단어를 다시 수용한 것이다.

표준역 번역을 통해서.

이해되지 않고 용납되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히 단어 하나 바꾸어 번역하는 문제가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는 기준이 뒤틀어지는 문제이다. 

죽은 자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성경 단어로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다면 은혜의 복음을 분명하게 선포하기는 어렵다.

 

킹제임스성경에는 죽은 자들이 재판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 따위는 없다.

지옥이면 지옥이고, 무덤이면 무덤만 있을 뿐이다.

가톨릭 교회처럼 세 번째 장소는 없다.

몸이 들어가든 혼이 들어가든 지옥은 지옥이고 무덤은 무덤이다.

사람의 생각으로 킹제임스성경 단어를 왜곡시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