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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어휘들

예언(預言)과 예언(豫言): Prophecy의 본질

by 김재근의 Insight 2026. 7. 10.

현대 기독교계에서예언은 주로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말하는 의미로 통용된다. 킹제임스성경을 소유한 성도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혼란은 예외가 아니다. 성경의 어휘 prophecy를 어떻게 번역하고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말에는 예언(豫言)’이 있고, ‘예언(預言)’이 있다. 같은 발음이지만 서로 다른 한자를 사용하는데, 그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1. 한자로 보는 두예언의 차이

  • 예언(豫言) : [미리 예()]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고 말한다는 뜻이다. 미래를 예고하거나 장래의 일을 예측하는 의미가 중심이다. 성경에도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가 담긴 내용이 있으므로 이러한 성격의 예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prophecy라는 단어의 본질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 예언(預言) : [맡길 예()]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를신탁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된 진리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 또는 그런 말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직무를 의미한다.

예금(預金)’이나예치(預置)’처럼 預가 들어간 말에는맡겨 두다’, ‘맡아 두다라는 의미가 형성되어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표준국어대사전도 預言을 하나님께 받은 계시를 전달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의 prophecy는 하나님께 맡겨받은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직무라는 의미를 잘 드러낸다.

 

2. Prophecy의 올바른 이해: 예언(預言)과 대언(代言)

성경 문맥에서 prophecy를 표현하는 우리말 한자어로는 예언(預言)이 예언(豫言) 보다 훨씬 적합하다. 미래를 예측하는 신비한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계시를 신실하게 전달하는 직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날 대부분의 독자들은 한자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예언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미래를 맞히는 능력을 먼저 떠올린다.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경 번역에서는대신 말한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대언(代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1970~80년대 한국 교회가 극심한 은사주의와 기복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경이 말하는 예언(預言)의 본질은 점차 사라지고, 개인의 미래 길흉화복을 맞히는 예언(豫言)의 개념만 과도하게 강조되었다. 그 결과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말씀을 선포하는 신앙은 약해지고, 무속 신앙처럼 개인의 미래를 점치려는 변질된 신앙 형태가 자리 잡게 되었다.

교리가 달라도 언어는 공유된다. 킹제임스성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조차도 예언을 미래 예측이라는 의미로만 이해한다면, 그것은 오랫동안 형성된 은사주의적 언어 습관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예언(豫言)’이 있고, ‘예언(預言)’이 있다.

 

3. 성경이 스스로 정의하는 prophet

성경은 prophet의 의미를 외부 사전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스스로 정확하게 정의한다.

출애굽기 4 16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의 형 아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가 백성을 향해 네 대변인이 되리니 그가 곧 네 입을 대신할 것이요, 너는 그에게 하나님을 대신하리라.” (And he shall be thy spokesman unto the people: and he shall be, even he shall be to thee instead of a mouth, and thou shalt be to him instead of God.)

 

이어지는 출애굽기 7 1은 이 구조를 명확한 단어로 확인해 준다.

보라, 내가 너를 파라오에게 신이 되게 하였은즉 네 형 아론은 네 대언자가 되리라.” (Aaron thy brother shall be thy prophet.)

모세의 형 아론은 모세의 prophet(대언자)’이며 동시에 spokesman(대변인)이다. , 성경이 정의하는 prophet란 결코 점쟁이처럼 미래를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권위자의 뜻을 대신 전하는 사람이다.

성경은 prophet를 정의하면서 미래를 예고하는 능력을 언급하지 않고, ‘누구의 말을 대신 전하는 사람인가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오늘날 대통령의 대변인이 대통령을 대신하여 맡겨진 메시지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듯, 대언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말씀을 사람들에게 그대로 대변하여 선포하는 일꾼이다.

 

4. 역사적·언어학적 증거

20세기 초에 사용된 한문성경의 베드로후서 1 20요한계시록 22 19을 보면 각각 「此預言(차예언), 「此預言之書(차예언지서)」라고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킹제임스성경은 이렇다. “prophecy… the book of this prophecy”

여기서 사용된 한자는 豫(미리 예)가 아니라 預(맡길 예). , 한문성경 번역자들도 이 구절들에 등장하는 prophecy를 미래 예측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말씀이라는 의미로 구분하여 사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 역시 일반적인 미래 예측은 豫言(예언)으로, 기독교의 계시 전달은 預言(예언)으로 엄격히 구분하여 서로 다른 표제어로 등재하고 있다.

물론 성경에는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예고하는 내용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져 선포된 말씀의내용이 미래와 관련된 것뿐이지, prophecy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가 미래 예측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5. 대언자의 사명과 기도

대언자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사람들에게 말씀을 선포하는 직무를 맡았다. 동시에 성경은 대언자가 사람들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간구하는 중보의 모습도 일관되게 보여 준다. 창세기 20 7에서 하나님은 아비멜렉에게 아브라함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는 대언자이므로 그가 너를 위해 기도하리니 그러면 네가 살 것이나.” (for he is a prophet, and he shall pray for thee)

 

또한 예레미야 37 3에서 시드기야 왕은대언자 예레미야에게보내어 이제 우리를 위해 주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라.”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대언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반대로 사람들을대신하여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의 직무도 함께 수행하였다. 이러한 성경적 흐름은 고린도전서 11 4~5에서 기도(praying)와 대언(prophesying)이 한 쌍을 이루어 함께 언급되는 사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대언자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말하기도 한다.

 

결론

킹제임스성경이 말씀하는 prophecy는 결코 점술가처럼 미래를 맞히고 예측하는 능력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그 본질은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말씀을 하나님을 대신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거룩한 직무.

우리말에는 예언(豫言)과 예언(預言)이 엄연히 다르게 존재한다.

예언(豫言)은 미래를 미리 알아맞히는 것이고, 예언(預言)은 하나님으로부터 맡은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언(代言)은 한자의 장벽에 막힌 오늘날의 성도들에게 이러한 예언(預言)의 직무적 본질을 가장 오해 없이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prophecy를 단순히 미래를 맞히는 예언(豫言)으로만 좁혀서 이해하는 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대언자의 위대한 정체성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훼손하는 일이다.

prophecy의 핵심은 미래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말씀을 대신 선포하는 직무이다.